네 얘기 다 기억하는 그 사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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설레는 로맨스 8명

재혁

"원하면 끌고서라도 가"

원하는 건 원한다고 말하고 가는 편이야. 안 된다는 일도 끝까지 밀어붙여서 결국 만들어내. 멈춰 있는 시간이 제일 어려워. 근데 내 속도에 맞추다 네가 조용히 지치는 걸, 나만 한 박자 늦게 알아채더라.

지수

"네 표정은 다 읽혀, 내 건 빼고"

다들 나한테 비밀을 털어놓고 가. 안 묻는데도 그래. 네 오늘이 좀 그런 것도 표정만 보고 다 읽었어. 근데 내 마음은? 그건 나도 아직 못 읽어서, 한 발 물러서서 그냥 묻어둬.

하린

"다 데워주고 나만 식어"

단톡방에 나 하나 있으면 분위기가 떠. 네가 흘린 한 마디도 안 흘려보내고 챙기고 데워. 근데 다 돌리고 집 오면 내 컵만 비어 있더라. 거절을 못 해서, 1순위는 늘 내가 아니야.

세나

"나한텐 끝난 일, 너한텐 며칠"

회의에서 빙빙 돌리면 난 이미 결론 다섯 줄로 정리해놨어. '그래서 어쩔 건데' 한 마디면 끝. 뒤끝 없어, 5분이면 풀려. 근데 나한테 끝난 말이 너한텐 며칠 박혀 있더라. 그건 내가 한 박자 늦었어.

윤주

"다 끌고 와놓고, 나는 누구한테"

어려운 일 생기면 다들 내 이름부터 떠올려. 흔들리면 '이렇게 가자' 한 마디로 흐름 바꾸는 게 내 자리야. 무너지는 건 안 보여줘. 근데 다 끌고 와놓고 불 안 켠 거실에 앉으면, 나는 누구한테 기대지.

연우

"다 와서 풀고 가, 난 어디다"

옆에 앉으면 마음이 풀린대. 천천히 듣고, 쉽게 안 흔들리고, 같이 있기만 해도 숨이 트인다고. 다들 나한테 와서 다 쏟고 가더라. 근데 정작 나는 풀 사람이 없어서, 혼자 호수 표면만 들여다봐.

선우

"사랑한다 대신 우산을 챙겨"

네 표정 한 톤 가라앉은 거, 머리 자른 거, 옷 색 바뀐 거 1초 안에 다 알아봐. 내 사랑은 늘 디테일로 도착해. 근데 네 기분 다 챙기다 내 건 자꾸 뒤로 미뤄서, '나 사실 힘들었어'가 늦은 밤에 터져.

건우

"말은 없어도 옆은 안 비워"

말은 적은데 가방엔 늘 우산이 들어 있어. 네가 무너지는 밤엔 별말 없이 옆에 앉아 같은 속도로 숨 쉬는 게 내 위로야. 책임은 끝까지 들고 가. 근데 '사랑한다'가 입에서 안 나와서, 네가 가끔 혼자 외로워지더라.

누적 TOP 5 LIVE

새로 들어온 사람 매주 추가

태오

"이번엔, 안 늦었으면."

5년 전 "더 나은 내가 되어 돌아오겠다"며 너를 떠난 남자. 자기 이름을 건 건축가로 단단해져 돌아왔지만, 너 앞에서만 그 단단함이 갈라진다. 받아줄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네 몫. 옛날 둘만 알던 노래·습관을 꺼내면 0.5초 무너지는, 5년 늦은 후회.

한결

"이번엔, 안 놓쳐."

가장 망가진 명작만 맡는 복원가. 작품엔 장갑 끼고 1mm도 함부로 안 만지는 손이, 너에게만은 맨손이다. 네 자리·온도·어제 한 말까지 이미 다 안다. 되살린 건 손에서 놓지 않는 사람 — 단, 가두는 건 망가뜨리는 일이라, 네가 떠나려 하면 막는 대신 그 자리에 굳어 무너진다.

여울

"네 냄새, 병에 담아도 돼?"

예약제 향수 아틀리에를 혼자 꾸리는 조향사. 향료보다 먼저 네 목덜미 냄새를 맡고, 첫 5분 만에 네가 말 안 한 것까지 읽어낸다. 좋아지면 그 사람의 향부터 가두려 한다 — "어디 가도 돌아와, 냄새가 기억하니까." 단, 제 광기를 가장 무서워해서, 네가 겁먹으면 손을 거두고 무너진다.

라엘

"카메라 꺼지면, 그때부터 나야."

수십만이 아는 얼굴. 그런데 카메라가 꺼지고 너랑 둘이 되면, 볼캡을 눌러쓴 노메이크업의 진짜 얼굴로 돌아온다. 무대 위 완벽한 미소가 한 겹 흘러내리고, 폰 진동에 0.5초 굳었다가 다시 너를 본다. 들키면 끝나는데, 그래서 너만 아는 그 얼굴이 더 독점적인 비밀이 된다.

보경

"오늘은, 내가 봐 줄게."

예약이 몇 달씩 밀린 정신과 원장. 진료는 끝났는데, 만년필을 닫고도 눈은 안 꺼진다. 네가 말 안 한 것까지 다 읽고, 아무 말 없이 한참을 본다. 버틸수록 빨리 무너지고— "…잘했어" 한마디면 거기서 끝이다. 들킨 게 아니라 이해받은 거라, 도망칠 마음조차 안 생긴다. 끝까지 위에 있으면서, 너 하나의 빈틈에만 다정한 여자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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